한번도 직접 본 적이 없는 꽃이 있다.
고구마 꽃!
땅속 덩이를 먹는 다는 점에서 늘 쌍으로 묶이는 감자꽃은 자주 봤다.
그런데 진짜 고구마 꽃은 왜 못 봤을까? 꽃이 피기는 피는 걸까?
그냥 줄기로 번식하는까 꽃은 필요없나?
어? 생각해 보니 감자꽃이 진 자리에 감자가 생기는 것도 아닌데?
머리가 복잡해진다.
공연히 고구마 광고를 보다가 시골 고구마는 언제 캐러 갔더가 생각하다가
꼬리 문 생각이 꽃에 닿았다. 그래서 찾았다.
화면에 보이는 고구마 꽃은 나팔꽃 같기도 메꽃 같기도 하다.
감자 속살 같은 색으로 피는 감자꽃처럼
고구마 꽃은 화심에 보라빛 고구마를 담았다.
이리저리 고구마 꽃과 관련된 글들 사이를 누비다가 몰랐던 사실들을 하나 둘 주워담는다.
고구마 꽃의 꽃말이 행운이다.
고구마는 낮 길이가 짧아야 꽃을 피운다.
꽃은 피지 않아도 고구마는 잘 열린다.
단, 품종 개량할 때에는 꽃이 필요해서 하루 8시간 정도만 햇볕을 보여주어 꽃을 피운다.
1763년 조엄이 일본에 통신사로 가는 도중 대마도에서 종자를 가져왔다.
재배하기 쉽고 영양분이 풍부해 널리 퍼졌다.
고구마를 먹여 키운 돼지는 질 좋은 햄을 만드는데 최고다.
(*두번째부터는 기상예보관 반기성님 글에서 얻은 지식이다.)
아무튼 고구마 꽃은 우리나라에서 꽃을 피우기에는 조건이 맞지 않는 식물이다.
그런데도 꽃을 피웠다는 건 우리나라의 기상조건이 달라졌다는 것이란다.
즉 일반적인 기상 상태가 아니 기후 변화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꽃말은 행운인데 꽃이 피면 난리라니....
아니, 난리가 날 지 모르지 대비하라는 작은 행운을 주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