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못생김의 대명사.
그럼에도 나는 호박도 호박꽃도 그 잎도 다 좋다.
한여름,
호박잎 툭툭 따다가 까슬한 겉껍데기 슬 벗겨내고 찜기에 한소끔 쪄낸다.
강된장 보글보글 끓여내고 밥 한 술에 잘 쪄진 호박잎 하나 적셔서
한입에 털어 넣으면
까슬하면서 구수하고 달큰한 것이 참으로 좋았다.
초등학교 입학 전 어린 내가 할머니와 함께 했던 여름날의 추억이기도 하다.
여름 초입의 그 기세는 못따라가지만, 추석 전 늦더위와 함께 호박꽃이 장하다.
잎은 작고 한순배만 돌아도 뻣뻣해서 야들한 여름철 맛에는 못미치지만
그래도 아직 한 번은 더 먹을 만하다.
이번엔 호박꽃도 한번 따다가 남들 다 한다는
튀김도 해 볼 요량이다.
아, 이탈리아에서도 호박꽃 튀김을 즐긴다고 한다. 줄기 채 예쁘게 딴 호박꽃이 마트에 있다고 한다.
좋은 식재료이니 분명 팔 텐데...
최근 시장이고 마트고 안다닌 지 꽤 되어 판매용 호박꽃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호박꽃 튀김 만들기
1. 호박꽃, 튀김옷 용으로 차가운 맥주나 탄산수(없으면 얼음물), 소금, 튀김가루 준비
(#호박꽃 안에 치즈를 넣어 튀기기도 함. 튀기는 동안 흘러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게 관건일 듯)
2. 호박꽃 술을 떼어내고 흐르는 물에 살살 씻어준다
3. 소금 솔솔 뿌려서 살짝 절인다.
4. 튀김 반죽물 만들고 180도 온도에서 튀겨 낸다.
(# 반죽물에 넣기 전 물기 제거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