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보라색이 너의 정체, 가지
어린 시절 여름방학에 시골 할머니 댁에 가면 텃밭에 늘 있던 가지. 참외가 더디 익어 딸 만한 게 없을 때면 슬쩍 텃밭 한쪽으로 조르르 심어져 있던 가지 나무를 곁눈질한다. 억센 가지잎과 줄기 사이로 가시를 숨겨 두고 피는 보라색 꽃은 또 어찌나 이쁘던지... 하지만 내 눈길과 손은 꽃보다는 여린 보라색 덩어리에 달라 붙는다. 어린 손바닥 반만한 덜 여문 가지를 톡 따내어 우물물에 씻어 와사삭 베어 물면 아릿하면서 달큰한 맛이 좋았다. 할머니의 타박은 양념이다. 한여름에 찾는 음식으로 냉국만한 것이 없다. 냉국 중 오이와 미역이 가장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재료이겠고, 가지 역시 빠지지 않는다. 얼마전까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지 요리법 두번째 순위를 당당하게 차지했었다. 첫번은 당연 찜기에 살폿 찌고 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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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9. 8. 09:48